June In NYC Proving To Be One Of The Coldest And Wettest On Record 


  억수같이 비가 쏟아진다. 그제도 그렇게 퍼붓더니 끝이 보이질 않는다. 참 흔한 말이지만 정말 하늘에 구멍이라도 났나 보다.

  아침에 동기가 하늘로 갔다는 갑작스런 소식을 접했다. 오전에 급한 일만 대충 처리한 후 반가를 내고 다른 동기 한명과 함께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안 좋은 소식에 맘도 잔뜩 흐린데 날씨까지 한몫을 한다.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 비는 거의 가로로 내리고 있었다. 길은 온통 흙탕물이다. 길가 가로수, 풀숲 등에서 흘러나온 흙탕물은 찻길에 넘실대고 있었다. 너무도 혼탁한 그 빗물처럼 내 마음도 착잡하기 그지없다.

  버스, 지하철, 택시를 번갈아 타며 빗길과 심한 바람을 헤친 후, 3시간이 걸려 겨우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상주와 인사를 한 후 국화꽃 한 송이를 올려놓았다. 환하게 웃는 동기의 모습. 아직도 믿어지질 않는다. 늘 밝은 모습으로 웃곤 했는데. 비록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지만 너무도 안쓰럽다. 가슴 한쪽이 미어져 온다. 사람의 인생이라는 게 이리도 허무한 것일까. 모든 사람의 축복 속에서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 가정을 이룬 지 채 일년도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가다니... 쏟아지는 비를 보니 정말 하늘도 슬퍼하나보다.
  짧은 인생이지만 비 오는 날과 관련해서 좋았던 기억이 별로 없다. 물론 좋은 일도 있었겠지만 오늘 같은 날은 더더욱 안 좋은 기억들만 떠오른다. 중학교 때 친한 친구와 사이가 틀어진 적이 있었다. 미스터리인 것은 그 친구가 왜 갑자기 나에게 화를 냈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는 거다. 굉장히 좋아했던 친구여서 다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편지도 여러 번 썼었으나 답장도 받지 못했다. 그 친구에게 이유를 물어보기 위해 학원 앞에서 기다린 적이 있었다.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고 했었나. 난 우산을 챙겨오지 않았는데 친구의 학원 수업이 끝날 때쯤 소나기가 쏟아졌다. 그때 학원에서 나오는 친구를 보고 뛰어가서 말을 걸었지만 결국 냉정하게 돌아선 뒷모습을 보았을 뿐이었다. 결국 비만 쫄딱 맞고 집에 돌아갔다. 한동안 친구를 원망했지만 결국 관계를 회복하지는 못했다. 내가 왜 이런 이야기까지 여기에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 날 슬픈 소식을 듣고 센티멘탈해졌기 때문인가 보다. 난 또 비 오는 날 안 좋은 기억 하나를 더하고 말았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close-up of a white chrysanthemum


블로그코리아에 블UP하기
Posted by 쏠트[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