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싸이월드 붐이 일었었다. 나도 유행처럼 아무 생각 없이 싸이월드를 시작했다. 미니홈피를 개설한 후 무작정 사진을 올리고, 남의 미니홈피에서 좋은 글이나 사진이 있으면 내 홈피로 퍼 오기에 바빴다. 매일 미니홈피를 들락거리면서 방문자 수에 신경을 쓰고, 새로 만난 사람이든 익히 알고 지내던 사람이든 미니홈피 주소를 물어 일촌 맺기에만 급급했다. 하지만 특별한 목적의식 없이 시작한 싸이월드는 바쁜 일상 속에서 결국 천덕꾸러기가 되고 말았다.


  자, 이번에는 블로그다. 이번에도 나는 ‘지금은 블로그가 대세야’라는 생각으로 이 일을 시작했을까? 아니다. 이번에는 나름의 목표의식이 있었다. 그래,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 알고 싶은 것이다. 어떤 일이 화제가 되었을 때 내 주변의 사람들 말고 이 넓은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 지가 궁금했다. 그렇다면 그냥 다른 블로거들이 올린 글만 읽어도 되는 거 아냐? 그렇지만 일방적으로 읽기 보다는 ‘소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여기에 블로그보다 더 안성맞춤인 것이 있을까. 블로그가 뭐야? 처음에는 싸이월드 미니홈피 친척쯤 되는 줄 알았다. 이쯤 되고 보니 참 나도 무지하다는 생각이 든다. 막상 블로그 세상에 뛰어들고 보니, 어찌나 많은 사람들이 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던지... 그리고 그 안에서 얼마나 다양한 생각과 의견이 교환되며 방대한 정보가 형성되고 이 시대의 흐름을 볼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었다.
P080417002

P080417002 by VoIPman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너무 거창하게 시작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사실 블로그를 개설한 것도 겨우 열흘 정도밖에는 안 됐다. 벌써부터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우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면서 얻게 된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읽게 된다는 것이다. 인터넷 서핑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야 굳이 블로그를 하지 않더라도 남이 올려놓은 글들을 보면서 다양한 생각을 접하겠지만 나는 뉴스 외의 글에는 관심이 없었다. 블로그를 보는 경우에도 내가 필요한 자료를 찾으려고 검색을 했을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보았을 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프라인 상에서 만나는 사람들과는 어떤 주제를 놓고 대화를 하는 것에 대해 참으로 한정적인 의견 밖에는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블로그 세상에서는 수천, 수만 명의 목소리를 듣고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깨달을 수 있다.

  둘째, 블로그 주제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작은 일상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내가 생각이 짧은 사람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누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음. 그렇군.’하고 끝났다면 이제는 상대방에 대한 내 의견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이고 총체적으로 의견을 정리해 보려는 습관이 생겼다고나 할까. 그렇다 보니 주변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있는 것 같다.

  셋째, 글쓰기 연습이 된다. 우리 몸은 참으로 신기해서 사용하지 않는 것은 퇴화가 된다. 머리든 몸이든 마찬가지다. 중학교 때까지 나는 글을 참 잘 쓰는 학생이었다. 도내 글짓기 대회 및 각종 대회에서 최우수상, 우수상을 휩쓸었고 선생님들 사이에서는 글 잘 쓰는 학생으로 소문이 났었더랬다. 초등학교 때 일기를 보면 현재 20대인 내가 봐도 참 수준이 높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요새 가끔 쓰는 일기를 보면 그 당시 일기보다 형편없이 수준이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요즘은 도통 글이라는 게 써 지질 않는다. 생각은 많은데 정리는 안 되고,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 어설프지만 다시 글쓰기 연습을 하는 느낌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가다보면 다시 예전의 감각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이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쯤에서 마치려고 한다. 비록 블로그로 인해 내 삶이 조금 더 바빠지고, 잠도 줄고,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오려 한다지만, 그런 것보다 블로그로 인해 얻는 즐거움이 더 큰 것 같다. 지금은 내 블로그에 링크된 친구도 한명밖에는 없고, 댓글 달아주는 사람도 방문자 수도 몇 안 되지만, 그런 숫자적인 면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블로그를 꾸리고 싶다. 언젠가는 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더 많은 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게 되겠지. 그래서 난 오늘도 블로깅을 한다.


Kingslake & Surrounding Communities Host Bush Fire Recovery Events



블로그코리아에 블UP하기
Posted by 쏠트[S.S]